1986년 부정선거 논란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 부인 이멜다 여사의 키스를 받고 있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 뉴욕타임스 캡처     25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필리핀의 피플파워 혁명 30주년을 맞아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마르코스 잔재 청산을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근 필리핀에서는 정치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르코스의 아들과 부인 등으로 인해 ‘마르코스에 대한 향수’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당시 상황을 잘 모르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그런 향수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25일 마닐라 북동부 케손시티에서 열린 혁명 기념식에서 마르코스 독재 치하에서 겪은 고통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유권자들이 나서서 그 잔재를 청산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마르코스 통치 당시가 필리핀의 황금기였다는 일부 지지자들의 주장에 대해 “마르코스의 통치 시기는 결코 황금기가 아니었으며, 우리 역사의 고통스러운 장이었다”며 “계엄령이 실제 내려졌고, 독재자와 그 가족 그리고 친구들은 필리핀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대가로 권력을 독점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최근 부통령 선거에 출마한 마르코스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의원을 향해서는 아버지의 잘못을 인식하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만약 그(마르코스 주니어)가 아버지를 포함한 가족들이 저지른 악행을 보지 못한다면, 그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보장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965년 대통령에 당선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독재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재임 기간 무려 100억 달러를 부정축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 국민은 1986년 2월 22∼25일 대규모 시위를 벌여 부정 선거와 부패로 얼룩진 마르코스 대통령을 21년간의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마르코스는 1986년 하와이로 망명해 1989년 그곳에서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 추방 당시 대통령궁에서는 1000 켤레가 넘은 부인 이멜다의 신발이 발견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