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튀는 두테르테…가톨릭 비난·독재자 '포용'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이 다시 거친 언행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5일 GMA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당선인은 최근 필리핀 가톨릭계가 위선적인 데다가 부패했고 인구 급증에도 책임이 있다며 '매춘부의 아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 시절(2001∼2010년) 빈곤층은 굶주리고 약도 없는데 주교들은 정부에 고급 차량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톨릭계는 아로요 정부 때 자선 활동에 필요한 차량을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두테르테 당선인의 반감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며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가톨릭 주교회의는 대선 때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후보를 거부하라고 유권자에게 촉구, 사실상 반 두테르테 편에 섰다. 필리핀에서는 전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일 정도로 가톨릭계의 영향력이 크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유해는 미라 형태로 필리핀 일로코스 노르테 주의 고향 마을에 안장돼 있다.
그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영웅이 아니라 군인이었기 때문에 승인할 것"이라며 "국민이 가진 증오를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2차 대전에 참전해 무공훈장을 받았다는 기록을 놓고 과거 진위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 당선된 뒤 장기 집권을 위해 1972년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는 1986년 '피플 파워'(민중의 힘) 혁명으로 사퇴하고 하와이로 망명, 1989년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그러나 마르코스 독재 치하 피해자들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영웅이 아니다"며 "영웅묘지에 그의 유해를 매장하는 것은 계엄령 시절 행한 모든 범죄를 덮어주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의원은 "전 대통령이자 군인으로서 법에 따른 아버지의 권리"라며 두테르테 당선인의 결정을 환영했다.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두테르테 당선인은 6월 30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