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허위 진단서 발급받아 억대 보험사기 (2)
현지 의사에게서 돈 주고 발급…아예 위조해다 관광객들에 팔기도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동남아 병원에서 발급받은 허위 진단서로 억대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관광객·교민과 브로커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필리핀 병원에서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거나 이를 위조해 1억5천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사문서위조 등)로 관광객 김모(26)씨 등 33명과 브로커 옥모(26·여)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옥씨 등 브로커들은 2014년 7월 필리핀 병원의 현지인 의사에게서 허위 진단서를 사들였다. 현지에서 병에 걸렸거나 사고를 당해 병원 입원 치료를 받았다는 내용의 진단서였다.
이어 교민이나 관광객에게 접근해 "서류는 다 준비돼 있으니 손쉽게 돈 벌게 해주겠다"며 범행에 가담토록 꼬드겼다.
관광객들은 이들에게서 받은 허위 진단서로 국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금의 20%는 현지인 의사, 10%는 브로커들이 챙겼다.
브로커들은 외국에서 작성된 진단서는 국내 보험사가 현지 조사를 통해 진위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교민과 관광객들은 서류만 제출하면 손쉽게 부정한 이득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에 별 죄의식 없이 범행에 가담했다"면서 "이 같은 수법으로 보험사기를 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관련 첩보를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다.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