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필리핀과 태국의 자동차와 담배를 둘러싼 무역분쟁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 2008년 태국이 자국담배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필리핀산 담배를 차별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그러나 태국이 필리핀의 요구를 무시하자 필리핀은 태국산 자동차에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즉각 보복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WTO는 이 사안을 아젠다로 상정해 양국의 대화를 촉구했지만 태국은 대화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2일(현지시간) 필리핀 경제매체 비즈니스월드가 보도했다. 이에 필리핀은 WTO를 통해 태국을 계속 압박하면서도 보복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라몬 로페즈 필리핀 통상산업부 장관은 “우리가 태국과 무역분쟁을 겪는 이유는 모든 국가가 WTO가 제정한 규칙 아래 공정한 무역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갈등조정을 위한 자리는 오는 5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특히 필리핀은 최근 일본의 자동차업체인 혼다가 자국에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태국에서 자동차를 들여오기로 결정하자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 등 더 강력한 규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태국은 필리핀에 무관세로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어 일본의 자동차업체인 도요타, 미쯔비시, 닛산 등은 태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필리핀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밖에 필리핀은 내달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합의를 마무리하길 기대하는 가운데 한국은 필리핀에 자동차 부품에 대한 기존 5% 관세를 철폐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한편, 지난해 필리핀 자동차 생산량은 415만8983대로 전년대비 4.8% 감소했다. 또한 자동차 수입량은 지난 2017년 24만3129대로 전년대비 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