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년의 소박한 새해 기도.
지난 세월 동안
헐벗고 아무것도 없든
대한 동산에
푸르름 이 덮혔습니다
내 손으로 심엇던 나무들이
다 컷습니다
새해는 잔잔히 흐르는 강물 처럼
그위에 안개 김이 모락 모락 피어나는
봄날 처럼
평온한 한해가 되게 하소서
새악씨들 들마다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이는
집집마다 아기의 웃음소리가
평화롭게 하소서
그아이가
총을 잡는 일이 없게 하소서
전쟁은 텔레비전 에서만
구경하게 하소서
산채로 짐승들이
흙 구덩이에 들어가는 일이
제발 없게 하소서
대통령이 한가로히 삽질이나하며
건강운동에 마음쓰게 하소서
시인들이 아름다운 시를 찾아
여행을 다니게 하소서
거리에 쏟아져 나온
백성들의 걸음 걸이가
우아 하고 노숙하고 점잖케 하소서
노숙자 들이 낭만을 찾아
즐거운 여행을 하게 하소서
제발 데모 좀 안하게 하소서
그것은 국회부터 이옵니다
병원이 텅텅 비어
의사들이 할 일 없게 하소서
앉으나 서나
서로서로가 사랑하는
부부들이 되게 하소서
젊은이를 서로 자기 사람 만들려고
서로 끄는 세상 되게 하소서 새해 를 맞으며
<어느 중년 의새해 소박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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