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밤 갑짜기 
삑 하는 소리와 함께 컴퓨터가 죽어 뻐렸어요.
아이구 이것 들고 AS 받으려 어디를 가야하나?
 
HW문젠가? SW문젠가?
하드웨어면 어디를 가야하고 소프트웨어면 누굴 불러 얼마를 줘야 하나?
 
막상 일을 당하니 당황스러워요.
인터넷이 안되니 한국 업체 연락처도 없고 ...
 
5년 전 필리핀에 갖고 온 것이니 혹시 밧테리 문젠가?
DIY에 달려갔습니다. 밤 9시 30분. 10시면 문 닫는데...
밧테리 2개 45페소에 구입해서 교환했지요.
그래도 똑 같이 소리가 나며 컴퓨터는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밧테리 문제가 아니였습니다.
컴퓨터 내부용 밧테리 수명이 길다는 거 실감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컴퓨터 속을 들어다 보며...
컴퓨터 안에 연결되지 않은 선들이 많지 않습니까? 
혹시나 하다가 한 선이 빠진 것 같기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 ... 꽂아 보았죠.
이건 아니구나... 하나더...
 
아니 그런데...
힝~ 소리가 멈추고 컴퓨터가 기적 처럼 살아나는 겁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시련을 주었고...
기적이 일어 났구나...
 
그 선이 왜 빠졌으며...
어떻게 내가 그걸 찾게 되었단 말인가?
이건 기적이야...
 
비용이 얼마가 들 것인지?
그 걱정은 사용치도 않은 45페소 밧데리 구입비로 해결 되었습니다.
이 작은 문제 하나가 몇 시간 동안 내 머리를 그렇게 어지럽게 하다니...
 
전 전자랜지에 원적외선 밥솥을 넣어 밥을 합니다.
원적외선으로 밥을 하니 밥 맛이 끝내 줍니다.
전 원적외선 밥솥과 전자랜지 없으면 밥을 못해 먹습니다.
전기 밥솥 밥은 좀체 먹지 않습니다.
 
어제 저녁입니다.
 
저녁 밥을 할려는데 전원을 넣자 마자 전자렌지가 와자짝 소리를 내며 ...
전자랜지 타는 줄 알았습니다.
빨리 전기를 끊었습니다.
 
큰일입니다.
전기 밥솥 밥을 먹느니 차리리 굶습니다.
 
또 오만 생각 다 납니다.
전자랜지를 어디서 고치지...
 
필핀은 전자랜지를 많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부품 구입도 힘들테고, 기술도 없을테고, 제조회사도 다 다를테고...
 
난 꼭 전자렌지가 급하게 필요한데...
밥을 먹기 위해...
 
전자 렌지를 분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사를 풀기 시작했는데... 
그 중 나사 하나가 육각이라서 육각 드라이버가 필요했습니다. 
 
집에는 맞는 육각드라이버가 없는데 이 나사하나 풀려고 공구를 또 사야 돼?
얼마 할까? 아깝다. 나사 하나 풀려고 새걸 사야 한다니..
고칠 확율은 거의 없는데...
그래도 떧어 봐야한다.
 
DIY로 달려 갔습니다. 9시...
육각 드라이브 16개 짜리 66페소에 구입했습니다.
 
왜 이리 싸냐 했더니...
여 종업원 왈...메이드인 차이나...그러고는 웃습니다.
메이드인 필핀 있으면 더 쌀텐데...
 
메이드인 차이나 덕을 좀 보나 했는데...
그 많은 것 중에도 사이즈 맞는 것이 없습니다.
 
줄로 갈기 시작했습니다. 육각 드라이브....
밥 셉니다.
그냥 자고 낼 아침 고치기로 했습니다.
 
그게 오늘 아침 ...배 고픕니다.
어제 밥 못 먹었습니다.
 
다행히 육각드라이버로 나사를 열었습니다.
분해가 완료되고 ...
시험을 하니 작동에 이상이 없습니다.
 
이건 기적입니다.
분명 와자작 타서...
부품 하나 쯤은 파손 됐을 법 한데...
 
원인은 일시정지 키가 눌러지고 난 후 튀어 나오지가 않은 것이였습니다. 
스프링 기능이 약해져서 였죠.
 
전자랜지 고치고...
원적외선 밥솥으로 한국에서 갖고온 햇쌀로 밥을 했습니다.
한국서 갖고 온 된장을 넣고 돼지 갈비 세대 삶았습니다.
 
고생 끝에 먹는 밥이라 그런지 ...
오늘 아침 밥 잘 먹었습니다.
 
한국서는 별일 아닌데 필핀서는 큰 시련입니다.
여기 필리핀에서 더 이상 시련 주지 마세요.
 
오늘 일욜 아침이니
교회 나가 빌고 싶습니다.
 
허기사 언젠가 고장나고
시련이 오게 돼 있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