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머리가 쪼끔 아픕니다.

속으로 이상하네...하고 생각합니다. 지난밤에 마신술이 두통을 일으킬 정도의 양은 아니었던거 같은데...늙어서 그런가? -_-;;;

시간은 벌써 7 시가 넘어 가고 있습니다.  찬물을 한컵 들이키고  앞마당을 한바퀴 빙돌아 보지만 좀처럼 숙취에서 헤어나질 못합니다. 약먹은 병아리 마냥 비실비실하고 있는 내 모습을 가족들이 보고서 그녀에게 머라고 한마디 했나 봅니다. 그녀가 오더니  괜찮냐고 물어옵니다... 머리가 쪼금 아프다고 얘기하고, 괜찮다면 나는  시내에 호텔에가서 샤워좀 하고 휴식좀 취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녀도  그러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도 동행하겠답니다..ㅎㅎㅎ

 

부모에게는 학교 프로젝트를 핑계 거리로 삼고서 말이죠,  시원한 아침 공기를 온 몸으로 맞으면서  트라이시클을 타고가며 내가 장난처럼 말했습니다. ( 사실 육체관계는 거의 기대를 안하고 있었습니다... 느낌상으로나 의식적으로나) do u wanna take a shower  Together??  그녀 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That's my pleasure 합니다.  헉 -_-;;; 잠시 멍 합니다.

어제 그녀의 집에 가기전에 그녀는 내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습니다.  자기 가족들 있는 자리에선 항상  행동거지를 조심해 달라고요.

늘  자기 아부지와 어머니 언니들이 나의 행동들을  모니터링 한답니다.. -_-;;;;  그랬던 그녀가!!!!!!!!!!!!!!!!!!!!!!

샤워를 같이??????????????????????????

 

만약에 내가 막 필리핀에 도착한 상황이었으면, 정말로 실망했을겁니다.  이런애였나?? 이렇게 쉽게??

그러나 필리핀에 거주한지도 십여개월 되었고 그동안 필리핀 여자들과 한국여자들의 사고방식엔 많은 차이점이 있다는걸  몸으로 손수 느꼈기에,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 말씀드리면 필리핀걸과 한국걸의 가장 큰 차이점은,한국걸은 절대 화장실 문열고 볼일보지 않지만, 필걸들은 웬만하면(?) 화장실 문 안 닫고 볼일본다...이겁니다. -_-;;;;  육체의 생리적인 현상에 대해서 필리핀 걸들은 거의 내숭이란게 없더군요. 그날이 오면 , 자기 피 냄새가 고약하다느니, 냄새 한번 맡아 볼텨?? 머 이러기도 하고, 또 떵때리면서도 큰소리로 외부에 있는 가족들하고 얘기하고요..........

 

그러다보니 육체적 욕구인 성욕에 대해서도 내숭 머 그런거 못 느끼겠더라구요, 자기가 하고 싶으면 언제 어디서든 하고 싶다고 하고, 더더구나 우리관계는 어차피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시작했고, 암묵적으로  졸업후에 결혼하는걸로 당사자끼리 합의를 본 상황이기에..말이죠

 

결정적으로  그녀의 몸은 지금껏 내가 겪어 왔던 최고의 흥분녀 조차 상대가 안될정도로  뜨거웠던 것이죠. 자기 자신조차도 제어가 불가능할정도로... ^^;;;;

 

그날 그 곳에서 우리는 정말  즐거운 시간을  가졌었지요.

그녀의 집으로 가기전 그녀는 나에게 얘길합니다.  서로에게 솔직해지기 위해서 말하는건데, 사실 자신은 나 이전에 남자 친구가 있었답니다. 그것도 그냥 그런 남자 친구가 아닌 , 결혼을 굳게 약속했었던....  미국인 닥터 였답니다. 그 당시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햇볓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법,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 비행기 안에서 자꾸만 그 말과 그녀의 행동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 자꾸만  좋은쪽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나쁜쪽으로 그녀의 과거를 추측합니다.  혹시 이런애였던건 아니었을까? 혹시 저런애였던것은 ??  그동안 교묘하게 거짓말로 생활하는 숱한 필리핀 걸들을 접해오고 또 직접 겪었던 나였기에, 그리고  객관적으로 비교분석해봐도, 그녀는 나하곤 어울리지 않은 스펙의 소유자이기에...

 

마닐라 퀘존 지역에 있는 하숙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그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술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주절거려 보지만, 당사자가 아닌이상 다들 쉽게 얘기합니다. 과거가 무슨소용있냐?  이미 지나간 일인데.... 천편일률적인 충고들만 남깁니다.  그러나 과연 과거는 과거로 끝날까요?

 

과거가 과거로만 끝나지도 않겠지만 더욱더 중요한것은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 왔느냐에 따라서 미래의 우리의 모습을 유추해볼수 있다는것이죠. 만약에 나의 염려처럼, 거리의 여자 같은. 혹은  캠걸  혹은  스폰서를 구하던  여자라면 결혼후에도  정상적인 가정을 유지해 나가기 쉽지 않을것은 명약관화 하니까요.

 

내가 무슨 용가리통뼈라고, 그런 삶을 살아온 사람을 개과천선 시킬수 있겠습니까?? -_-;;;;

 

일주일을 고민했지만 결론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수밖에 없는것이 아무런 근거없이 그저 나의 추측으로 부터 시작된 고민이었으니까요.  정작 중요한 고민은 따로 있었는데 말입니다.   주위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얘길합니다. 이 필리핀에서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지 않으면 자기 마누라도 자기께 아니다... 그만큼  주위에서 유혹도 많고 , 여성들의 사고관도  그런쪽에선  개방적이라, 가뜩이나 나이도 많고 내세울것도 없는 내입장에서, 지금은 그녀의 마음을 얻었다고 해도  이곳 마닐라와 그녀의 고장 민다나오하곤 너무나 먼 거리라, 그 녀를 얻기 위해선  그녀의 곁으로 이사를 가야만 할 입장이었지만,  그 당시에  친형이 식당개업을 하는 바람에,  내가 언어가 안되는 형을 대신하여 손님들 상대를 해 줘야만 하는 상황인지라....

 

문제가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생각을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생각하고 결론을 내립니다.

형식당 망하면  나 살수 있나? 살수 있습니다.

그녀 없이 살수 있나???????????????????????~~~~~~~~~~~~~~~~~~~~~~~~~ 대 답 은!!!! 모 린 다!!! ㅎㅎ

그렇다면 가야재...별수 있간디..

 

그래서 그녀와 챗팅할때  한번 의사를 타진해봅니다.

내가 지금 그곳으로 ...너의 옆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는데 ..괜찮겠느냐???  그랬더니 .. 그녀는  자기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 왜 그러냐? 내가 보고 싶지 않냐?? 그러니까... 그건 아니고 자기도 내가 자기 옆에 살면  좋답니다....

먼가 할 얘기가 있나 보다... 하고  그녀가 말을 꺼낼때를 기다려 줍니다...

 

한참을  고민하더니 ..드디어 얘기를 꺼냅니다.

사실은 자기 전 남자친구(결혼을 약속했던 미국인 닥터)가 이미  자기 옆동네에 집을 얻어서  몇개월을 살았었답니다.  그런데

그 넘이 바람이 났나 봅니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그녀는 아직 대학생이라  주중에는 시간이 거의 안나고, 주말에만 시간을 낼수 있다보니,  그넘이  따분한 시간을 챗팅을 하면서  보냈나 봅니다.  그런데 이 필리핀이란 나라에서  어메리칸 하면 거의 머 신적인 존재로 부러움을 받는 실정에..거기다  직업도 ..닥터니... 수많은 걸들이  대쉬 했나봅니다.  그리고 이넘  내 추측이지만 거의 섹쓰홀릭쯤 되는 놈입니다.  마다할리가 없죠...꼬리가 길면 잡히는법, 한 번 두 번 ...  이 여자 저 여자... 점 점 더 횟수가 많아질수록 ,

점점 더 이상한 낌새를 느끼곤  다그치니까, 실토 하더랍니다.. 몇몇 여자하고 잤지만, 그건 순전히  남자의 욕망뿐이었다. 내가 사랑하는것은 너 하나다.  아마 그녀 정말 그를 사랑했었나 봅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쿨 합니다... 좋다.  대신 앞으론 다른여자 델고 잘려면 밖에 나가서  자라.  왜  집에 델꼬 오느냐( 사실 그 집은  주말마다  그녀 가족이  청소를 해줫다고 합니다. 그녀와 함께...결혼을 약속한 사이였으니 그럴만도 하겠지요).  그녀는 자기가 청소하고 사용하는 그 집에서  다른 여자랑 뒹구는것이 못 견디게 싫었겠죠.... ㅋㅋ 그러나  지 버릇 개 주는넘 보셨나여?? 못 보셨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이넘  현장을 들켜 버린겁니다....  암행어사 출도여!!!!!

 

그런 아픈 기억때문에 그녀는 내가  그곳으로 이사를 가면 또 과거의 전철이 되풀이될까 저어했던 것이죠.  자기도 현재 자기가 처한 상황이 남자친구를 위해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없단것을 잘 알고 있고, 또  자신의 프로방스가  도회지 남자들의 흥미를 끌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녀는 한가지를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나하고 그전의 그 닥터와는 가진바 스펙이 비교가 안된다는걸... 그 닥터야 능력이 출중하니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 나는 언감생심입죠... 그래서 열심히 설명을 했습니다. 나는 내 삶에서 제일 중요시 하는것이... 리스판스빌리티다..  그리고 솔직히 나는 그럴 능력도 안된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고.............

그랬더니... 한번 생각을 해 보자고 합니다.

 

그날밤  필리핀 전도를 펼쳐 놓고 장장 1000 키로가 넘는 그곳을, 버스와 배편을 이용한 루트를 조사해봅니다.  그냥 여행겸  그리고, 깜짝 출현으로 놀래켜줄 생각이었지요. 

 

이 순진(?)했던 내 사고와 행동이 얼마나 큰 쓰나미를 몰고 올지  상상도 못한채............................................................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