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비크만에 주요 군사기지 이전배치 추진

필리핀이 남중국해 분쟁 상황에 신속 대처하기 위해 주요 군사기지를 옛 미군기지인 수비크만으로 전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간지 마닐라불러틴과 AP통신은 29일 볼테르 가즈민 국방장관을 인용, 기지이전 비용이 확보되는대로 공군과 해군 병력, 공군기와 함정들을 수비크만으로 이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을 방문중인 가즈민 장관은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기지 이전은 서필리핀해(남중국해)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이전비용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비크만의 경우 마닐라 남부 카비테 주에 위치한 기존의 해군기지와 달리 천연 심해항구로 최근 미국에서 도입한 함정 2척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수비크만에 기지를 이전 배치하면 전투기가 남중국해 분쟁해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응시간을 기존의 클라크 공군기지보다 3분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수비크만으로 기지를 이전할 경우 현지에 세계적인 수준의 활주로와 항공 관련 시설물들이 남아있는 만큼 51억 페소(1억1천900만 달러)의 개보수 비용만 있으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새로운 공군기지를 건설하는데 소요되는 약 110억페소(2억5천600만달러)보다 훨씬 싼 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약 250명의 공군 병력을 수비크만에 재배치하고 미군 병력의 순환배치를 확대할 경우 적잖은 부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필리핀 정부는 현재보다 훨씬 많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다는 방침 아래 미군 병력과 함정, 공군기들에 군사기지 개방을 확대할 계획이다.

필리핀은 현지를 방문하는 미군 병력이 늘어날 경우 중국의 영해 침범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