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하는 10만 재필리핀 교민 여러분, 

추석 명절을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저도 작년 9월에 주필리핀 대사로 부임하였으니 어언 1년이 지났습니다. 교민 여러분들의 배려와 협조에 힘입어 즐겁고 보람 있게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 항상 교민 여러분들께 다가가고 교민 여러분들과 함께 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너무나 부족한 자신을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도 저와 대사관에 대해 늘 따뜻한 관심과 편달을 아끼지 말아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교민 여러분,
오늘 한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금년 들어 필리핀에서 살고 계시는 교민 중 아홉 분이나 살인 사건으로 희생되셨습니다. 정말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사관에서는 그동안 필리핀 공안당국과 분기별로 ‘한인사건 종합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한인총연합회 및 9개 한인회 지부와 긴밀한 비상연락망을 유지하면서, 9개 지역에 배치된 영사협력원들과 협조하여 교민 안전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교민 여러분들께서도 너무나 잘 아시다시피, 이곳에서 발생하는 강력사건들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불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안전은 우리가 지킨다’는 자세를 가지시고 필리핀에서 생활을 영위하시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주무시기 전에 문단속은 잘 되어 있는지, 우리집 대문에 CCTV 설치가 필요하지는 않은지, 경비원이 필요하지 않은지 등 여러분들의 주변을 면밀히 점검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교민 여러분들께 위해를 가할 위험성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업상 원한을 살 만한 일은 없었는지, 거래처에서 수금한 거액의 현금을 집에 보관하는 등 범죄의 표적이 될 만한 일은 없는지도 조심스럽게 살펴보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그리고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여러분들이 접촉하시는 모든 주변 인물들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따뜻하게 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밤 늦은 시간에는 유흥가 주변이나 컴컴한 골목길 등 위험지역을 다니지 마시고, 트라이시클이나 택시를 타실 때도 언제라도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대사관에서도 점점 늘어나는 강력사건에 대응해서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더욱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가겠습니다. 
교민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번창을 기원 드립니다. 

2013년 9월 25일

주필리핀대사 이 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