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이 사후 27년이 됐어도 필리핀 사회를 흔들고 있다.

지난주 마르코스 시신의 국립 '영웅묘지' 안장에 대해 마르코스 독재 치하 피해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정부가 마르코스 아들을 부통령 자리에 앉히려 한다는 의혹이 현 여성 부통령에 의해 제기됐다.

21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의 조지나 에르난데스 대변인은 지난 5월 치러진 부통령 선거의 재검표를 통해 부통령을 교체하려는 계획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AP=연합뉴스 자료사진]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AP=연합뉴스 자료사진]

 

새 부통령은 마르코스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 전 상원의원을 가리킨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지난 부통령 선거에서 당시 여당 후보인 로브레도 부통령에게 26만3천여 표 차이로 떨어지자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대통령선거재판소에 이의 신청을 했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소속 정당이 다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주요 정책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유혈 소탕전에 대해 인권 침해를 지적하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승인한 마르코스의 영웅묘지 안장에 대해서는 "마르코스는 영웅이 아니다"며 비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관행과 달리 대통령과 부통령 취임식을 따로 열게 하는 등 로브레도 부통령을 냉대했다.

반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아버지가 마르코스 정부 시절 공직에 있었던 점을 들며 마르코스 가족들에게 친밀감을 나타냈다. 마르코스 주니어의 부통령 선거 낙선을 안타까워했다.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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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1/21 09:2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