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에 필리핀에 왔을때 저를 잘 돌봐주셨던 한국인 선생님이 계세요. 그 당시에 선생님은 필리핀에 있는 어느 국제학교에서 가르치셨는데 몇 년 후에 한국으로 돌아가셨어요. 지난번에 한국 방문했을때 선생님과 선생님 동료분들과도 같이 시간을 보냈는데 그 분들은 자기일 뿐 아니라 다른 공부, 그리고 외국어도 열심히 공부하시대요. 어느날 선생님 집에서 아침에 일어났더니 선생님은 아침 일찍 조깅하고 오셔서는 맛있는 아침 식사 준비하고 계시고, 다른 남자 선생님은 영어 뉴스 방송 틀어놓고는 마당에서 책보고 공부하고 계시더군요. 또 다른 동료들은 음악 연습하러 오시던데 내가 제일 늦게 일어나서는 빈둥빈둥 거리고 있었어요. ㅎㅎ 선생님과 선생님 동료들은 대부분 60대 중반이에요. 그런데도 다들 꿈을 갖고 참 열심히 일하시고, 공부하시고, 재능 기부도 하시면서 사시더군요. 계속 공부하시면서 어떤 새로운 분야에서 일하려는 꿈들이 있으세요. 그런데 그분들을 가르치는 더 높은 선생님이 계시는데 그 분은 80대 초반이에요. (서울대 졸업, 미국 대학원 박사) 젊었을때 이어령씨와 토론같은 것도 하셨대요. 고령의 나이에도 여전히 열의를 갖고 사람들을 가르치시고 외국 출장도 많이 가세요. 저도 가까이서 인사드렸는데 키가 180이 넘고, 자세도 곧고, 군살도 없고.. 너무나 정정하신 거에요. 눈빛도 막 살아있으세요. 그렇게 멋있는 80대 남자분은 처음 봤어요. 알고보니 자기관리를 무척 잘 하신다고해요. 저도 그 선생님이 쓰신 책들을 읽고 강의도 듣는데 정말 똑똑하시네요. 80대 초반이신데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세요. 필리핀에서 제가 이런저런 일들로 지치거나 힘이 빠지고 불안해지고 게을러질때는 종종 그 선생님들을 떠올려요. 그러면 다시 용기와 힘이 생겨요. ㅎㅎ 그런데 필리핀에 살면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요…? 제가 사는곳은 너무 덥고, 파란통 물 마시고, 주위 환경도 좀 더러워서요. 자기 관리하기 나름이겠지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