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태풍 개미때문에 식당이 침수되어 버렸네요. 오전에 침수조짐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대비하러 나갔습니다. 상황이 안좋은거 같아서 걸어서 갔습니다. 평소 10분이면 가는 거리를 1시간정도 걸렸습니다. 도착했을때 벌써 무릎까지 침수되었더군요. 급한데로 냉장고 냉동고 식탁위로 올리고 최대한 모든 물품을 선반위로 올렸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2시간여....침수가 허리까지....ㅠ.ㅠ 일단 식당도 문제지만, 이대로면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겠더군요. 집에 처제하고 애만 있었던지라 안전이 먼저라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길...침수된 도로의 물 흐름이 반대방향이라 걷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그와중에 필리핀사람 일부는 물살타고 놀더군요 왔던길은 돌아가기 불가능했습니다. 물살도 그렇지만 중간에 전기선때문에 통제... 1차 우회로 돌아가는 길....중간쯤 갔을때 물살이 거세져서 포기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2차 우회로...벌써 불어난 물이 가슴까지 찼더군요. 와이프는 울고 저도 너무 지치더군요. 그렇게 집에 돌아오니...4시간이 걸렸습니다. 온몸이 정말 천리행군을 한것처럼 힘들었습니다. 집에 와서 식당 상황을 체크해보니 거의 150cm정도까지 침수.....정말 허탈허더군요. 다음날 비가 그치고 도로상황 체크한 다음 트라이시클을 타고 식당을 향했습니다. (도로 일부가 아직 침수중이라...) 냉장고 냉동고 육절기 전자렌지 전부 쓰려져있고.... 준비해둔 고기며 야채며 전부 폐기처리해야 할 상황.... 속상해 죽겠는데 와이프 대성통곡하는 통에 표도 못내고 달래주고 식재료 전부 폐기하고 냉장고에 있던 밑반찬들도 폐기하고 아직 침수된 물이 다 빠진 상태가 아니라 일부 정리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늘...아직 바깥쪽은 물이 다 빠진건 아니지만 식당내부는 청소가 가능해서 직원들 불러서 청소했습니다. 그런데...전기 건물주가 통제(전기기술자 체크 먼저 해야한답니다.) 물은 나오는 둥 마는 둥.... 일단 하는데까지 하고 어두워지기 전에 철수했습니다. 냉장고, 냉동고 수리업체 내일 오기로 했고 육절기는 내일모레 업체에 수리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그외에 버너, 전자렌지 등등은 폐기해야 할듯 하구요. 전자제품이라도 살아남길 간절히 바랍니다. 정말 간절히... 필리핀에서 3번의 사업실패후 마지막 남은 돈으로 겨우 차려서 우리4식구 유일한 수입원인데.....솔직히 좀 막막합니다. 나이가 있어서 이제 한국에 가족도 없고 사업이 3번 망하니 친구도 몇 없는데...그들도 다들 자기 가족 건사하기 바쁘고... 저 혼자 헤쳐나가야 하니... 이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이라 전부 책임져야 하는데... 솔직히 너무 힘드네요. 누군가의 격려와 응원이 듣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이번 태풍에 다들 피해없으시길 바랍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거티브 댓글은 정중히 사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