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사회복지회, 필리핀에 '코피노' 지원센터 개소

 

 

"한국계 혼혈 가족 지원은 한국 사회의 책임"

 

국내 고아와 미혼모를 돌보던 복지기관이 필리핀에 남은 일명 '코피노'(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를 돕는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방사회복지회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아 오는 24일 필리핀 앙헬레스 지역에 '앙헬레스 이스턴 칠드런 센터'(Angeles Eastern Children Center·이하 센터)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센터는 앙헬레스와 인근 지역의 한국-필리핀 혼혈 아동, 빈민 아동 20여 명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운영하고 후원금과 물품을 지원한다.

 

한국-필리핀 혼혈 아동 가족 자조 모임을 매주 열어 가족 간 교류를 돕는 한편 부모 교육을 통해 아동뿐 아니라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날 개소식에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앙헬레스대 의대에 입학했지만 학비가 없어 학업을 중단한 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창도(20) 군에게 장학금을 전달한다.

 

복지회는 센터 설립에 앞서 지난해부터 필리핀 현지 코피노 지원단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장학사업을 해왔고, 현지에서 향후 사업과 관련해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앙헬레스 자원봉사에서 한국-필리핀 혼혈 아동들을 만났던 오석환 씨는 "아이들이 나중에 겪게 될 많은 슬픔과 아픔의 원인을 한국에서 찾을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며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격려와 실질적인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난 3월에는 현지법인인 '이스턴 핸즈 필리핀'(Eastern Hands Philippines)을 설립하고 이사회를 열었으며, 현지 스태프를 정식 채용해 센터를 체계적·전문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회 관계자는 "미국·영국 등 외국 원조단체는 이미 'American-o', 'England-no' 등 혼혈아 가족을 지원하고 아동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직업훈련도 해주고 있다"면서 "한국계 혼혈이 현지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은 한국 사회의 책임과도 연관이 있다"고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동방사회복지회는 입양·아동복지·장애인복지·해외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는 전문사회복지기관으로, 전국에 8개 상담소와 7개 미혼모자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