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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군과 이슬람 반군의 유혈 충돌 사태가 격화해 1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15일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날 군 소식통을 인용, 남부 항구도시 삼보앙가에서 전날까지 엿새 동안 벌어진 교전으로 모로민족해방전선(MNLF) 반군 43명, 정부군 5명이 각각 숨지고 약 7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4명도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군 당국이 공개한 인명 피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양측의 휴전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관측통들은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제조마 비나이 필리핀 부통령과 누르 미수아리 MNLF 지도자가 전날 휴전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지 경찰과 보안군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양측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삼보앙가 해안 주변을 중심으로 6만9,000여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500채 가량의 민간 가옥이 불 탄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MNLF 반군 100여명이 민간인 50~100여명을 인질로 억류해 인간방패를 만든 뒤 정부군에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군은 약 3,000명의 정예부대를 동원, MNLF 반군을 뒤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NLF는 25년에 걸친 무장 투쟁 끝에 1996년 제한적인 수준의 자치권을 얻기로 하고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평화협정을 약속대로 이행하지 않은데다, 정부가 MNLF의 경쟁세력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과 별도의 평화협정을 체결하려 하자 MNLF 측은 9일 삼보앙가 시청사를 기습 공격했다. MILF는 정부와 평화협상을 최종 타결하면 2016년까지 필리핀 남부지역에 방대한 이슬람 자치지역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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