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숨진 사람들 가운데 40%가량이 어린이로 추정된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왔다.

세계아동보호 NGO 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dren)의 아시아 지역 공보 담당 매니저인 리네트 림 씨는 하이옌의 최대 피해지역인 타클로반 시 상황에 대해 "모든 것이 파괴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가 11일 보도했다.

림 씨는 하이옌이 필리핀을 강타하기 하루 전에 구호활동에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타클로반시에 도착해 피해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

하이옌이 타클로반 시를 할퀸 지 몇 시간 후 이 지역을 둘러본 림 씨는 "물이 무릎 높이로 차 있고, 거리에는 시신들이 떠다니고 있었다"면서 "나는 몇몇 숨진 어린이들을 목격했다. 내가 본 시신 5구 가운데 2구는 어린이였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림 씨는 또 "가옥의 대부분은 목조주택이었으며, 그것들은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거리 곳곳에는 나무들과 전봇대가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림 씨는 타클로반 시의 남쪽 지역을 전부 돌아봤기 때문에 하이옌 피해 상황을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방문한 마을마다 주민들은 자기 마을에서 10∼50명이 숨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태풍이 오기 전 대피를 결정한 가정의 대부분이 가족 1명을 자신들의 집과 재산을 지키려고 남겨 놓았다"면서 "불행하게도 집에 남은 대부분의 사람이 숨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브리태니아 상 수상자인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와 이드리스 엘바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세계 공동체가 하이옌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하이옌으로 인한 사망자 및 실종자 수는 1만 2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