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한평생을 살면서

마음 아프거나 상처를 받는일은 다반사로 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있어서는 안될 가장 큰 상처가

아랫사람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고 산에 묻는일 일것입니다.

 

그래서 산에 묻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묻는 것” 이라 하지요...

시작하기 전에 먼저 담배 한 대 피워 뭅니다.

요즘 담배가 부쩍 늘었습니다.

삼일에 두어갑 피우든 것이 이제 이틀에 세갑이 모자랍니다.

길게 담배 한모금 피우고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지난달 22번째의 생일을 병원에서 보낸 한 필리핀 여자 아이 이야깁니다.

“현재 세포 65%..이상태로 앞으로 한달 살기가 힘들겠다”

는 의사의 의견입니다.

본인은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한달을 버티기 힘든 자신의 삶의 시간을 모른채

전신을 휘감아 오는 엄청난 고통과 매시간 싸우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며 옆에서 지켜봐 야만 하는 사람의 심정으로서는

너무나 참담하여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합니다.

ramera.. 그아이의 이름입니다.

곧 이세상에서 사라져갈....

 

그 아이를 알게된건 우연한 채팅 사이트 였습니다.

잠안오는 늦은 시간 그냥 시간이나 때우며 농담하고

그런 사이트입니다.

그즈음 나는 마닐라를 서너번쯤 다녀오고 난 후의 일입니다.

패케지 관광을 벗어나 혼자서 뱅기표 사고 호텔 예약해서

겨우 숙소 찾아가서 부근만 맴돌다 오는 그런 정도였지요..

그게 2014년 6월 꼭 작년 이맘때입니다.

마닐라 한번 갈까 하는 시점에 자기 생일이 7월 11일 이라고

그때 와주기를 바랐습니다.

이 아이는 직장생활 하면서 집 그리고 직장..

그렇게 착실히 살고있는 아이라 친구도 없는 듯 했지요..

겸사 겸사 해서 날짜맞춰서 마닐라행 뱅기를 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매월 마닐라를 방문케 되었고

한번 방문은 보통 5일을 함께 지내고 왔습니다.

처음엔 다 그럿듯..남들이 말하는 그렇고 그런 이상한 관계 였을 겁니다

그런 사이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대화의 폭이 깊어질수록 “인간의 관계 ” 로

발전해 갑니다.

그 아이는 물류관계 일을하는 아이로 우리나라 같으면

“수출입업무 종사 자격증” 뭐 이런일 하고있고 얼마전

회사를 그만 두고새로운 직장을 찾고있든중이라.

그아이의 집 “케비떼” 가 넘멀어 물류회사가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파라냐케 에 콘도를 얻어주기로 합니다.

5일 ~7일 정도 숙박 경비 로 해결될 만했습니다.

한번 있어보기로 하고6개월 계약으로 집에서 보따리 싸서 나옵니다.

집에서 나왔다는건 나의 책임이 있어지는 일입니다.

물론 그아이 사정이지만 그이후 모든 건 내가 해결해야 했습니다.

혼자 지내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현금카드 랑 신용카드 두 개를 맡겨둡니다.

그리고 sm 수캇 매장에 자주 들러 내앞에서 카드 쓰게해서

나중에 혼자서도 문제없이 카드 쓸수있도록 해줍니다.

필리핀의 일반 가정에서 아이에게 한달에 얼마의 용돈을 주며

사고싶은거 가지고싶은거 얼마만큼 가지게 해줄까요..?

 

그냥 쓰게 내버려뒀습니다.

거의 매일 몰에 들립니다.

콘도가 sm 수캇 주차장 하고붙은 바로뒤 레지든스 였습니다.

두어달을 그렇게 원없이 쓰게한뒤

충고를 합니다.

얼마나 힘들게 일을해서 돈을 벌며.

그렇게 쉽게 돈은 쓰서 안된다는걸..

금방 알아듣고 후회 합니다.

돈쓰는걸 즐겼었노라고....

 

친언니 가 미국으로 들어간답니다.

미국인과 결혼한 언니네는 아프가니스탄 근무를 끝내고

본국 근무 들어가는데 쓰든 자동차 싸게 물려준답니다.

몇 번을 알아듣게 말합니다.

“운전하며 폼잡는 모습만 생각하지말고 이자동차가

다른 사람을 죽일수도있고 내 자신도 죽을수가 있다 자동차는 결코 장난감이 아니다.“

라고..

두어달을 줄기차게 요구하비다 면허증도 없는아이가..

끝까지 사주지 말아야 했습니다.

 

콘도에서 6개월을 보낸 아이가 집에 들어가겠답니다.

혼자 있는 것이 너무 외로워서....

며칠전 병원침상에서 그때를 회상하며 이야기 해줍니다.

매일 창을 바라보며 내가 오는 모습을 상상했고..

하늘을 보며 내가 오는 하늘길을 쳐다보며 하루를 보냈노라고..

그 콘도는 비행길 이 바로 보입니다.

 

그렇게 일여년의 시간을 함께 하고

그 아이에 대한 감정은 이제 가장 좋은 친구.

그리고 여자친구..때로는 딸 같기도하고

또 나한테 좋은 영어선생 이였습니다.

우리둘의 사이는 그렇게 인간다운 관계로 변해 있었습니다

여러 문화의 차이 성격 의 차이 나이에서 오는 차이등..

싸운일도 참 많았습니다. 그렇게 인간의 정이 들어갑니다.

 

필요한 것 내가 다해줍니다.

다행히 필리핀 물가가 여기보다 싼편이라 큰힘 들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내손엔 삼성 노트4 가 있습니다.

이제 이세상에서 내가 그아이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 될것입니다.

올해 7월11일 생일을 함께 보내주기로 했으나 스케줄이 맞지않아 며칠 당깁니다.

7월1일 마닐라..3일 함께 세부..로 이틀을 세부에서 보내고마닐라로 돌아와

담날 나는 한국으로옵니다.

그게 그아이의 마지막 생일 잔치일줄이야....

 

한국으 로 돌아오고 카톡으로 열심히 소식 전합니다.

우기에 접어든 마닐라는 며칠동안 계속 비가와서

팔기로 했으나 팔리지않아 집에 주차해둔 자동차로 출퇴근한답니다.

7월9일..

저녁 아홉시쯤

오피스 메이트 들과 무슨 셀브레이션 하고 좀늦게 집에간단 소식 듣고 나도 집으로출발합니다.

가면서 비가 쏟아지는 거리를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줍니다.

 

밤열시..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다른 사이트에 내가 글을 올립니다.

 

 

“22살을 삼일 남기고떠난 아이에게..”

 

몇일동안 비가 지지리도 왔나봅니다.

마닐라의 밤은 오늘도 비가 쏫아진답니다.

회사일 끝내고 직원들과 무슨 축하한다고 스타박스 들렸다 늦은시간에

출발을 했답니다.   그아이의 집  캐비테로..

가는 도중 카톡옵니다.

비가 많이온다고..

조심하라고 말하고 카톡중지합니다.

나도 운전중이였거든요..

집에 도착해서 카톡 보냈읍니다.

 

....

 

....

 

답이없읍니다.

조금후..

메세지 뜹니다. 페이스북.

그아이의 엄마..동생...

 

비오는밤 10시 병원으로 후송된 아이는 결국 숨을 거두었다는 소식입니다.

 

그렇게 한국 오고싶어해서 이제

모든서류 준비도 마치고

9월초순에 오기로 해서 그렇게 폴짝폴짝 뛰며 좋아하든아이 였는데..

 

창문을 열어봅니다.

여기부산도 날씨가 잔뜩흐려져 별이 보이지 않네요..

저 구름위 어딘가 그 아이의 영혼이 지금막 올라갔고있겠지요..

 

이제

2,500여 킬로 미터도 멀지 않은 길이겠군요..

 

부디

그렇게 소원하든 한국의 모든곳을 훨훨 날아다녔으면 좋겠읍니다.

 

 

그아이를 아는 몇몇 회원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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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닐라는

가슴아픈 추억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