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헬레스 식당 방문기 3
혹시나 했더니 예상대로 많은 분들이 댓글 남겨주셨군요.
욕먹을 각오로 쓴 글입니다.
어디 어디 가게라고 절대 이야기 한 적 없는 데 알아서 다들 까주시니 이거 참...
매주 팜팡마켓에 갑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수첩에 가격 다 적어 놨습니다.
이렇게 한지 6달 정도 되었군요.
확인해보니 좀 비싸게 사면 150-160에 샀네요.
댓글 삼겹살 190페소 써주신분은 그돈 내고 사 드시면 됩니다.
전 더 싼 집 가서 사먹을랍니다.
절대 열폭한 거 아닙니다. 화내지 말아주시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 아이디는 까기위해 만든 급조 아이디입니다.
물론 까기만 하지는 않고 좋은 건 좋다고 할겁니다.
하지만 대놓고 '모두까기'라는 아이디에서 좋은말 나오면 얼마나 나오겠습니까?
제글 읽고 공감하시는 분은 그 음식 안드시면 되는 거고, 혹시 관계자 분이 이 글 읽으신다면... 개선할 점 있으면 개선하시면 되는 거고, 혹시나 개선 안해도 우리 업장은 돈 많이 번다... 그러면 개선 안하시고 하시던 대로 돈 많이 버시면 됩니다.
그냥 재미로 읽으시고... 너무 열받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앞서 1번 2번 방문기가 한국 식당 방문기였는데 이번엔 서양음식 이야기 좀 해보려 합니다.
앞선 글에서 제 나이를 유추하신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격동의 70년대에 태어났습니다.
우리나라가 인제 밥 술 좀 뜨고 살 때 태어난 축복받은 세대이죠.
그래서 <응팔>모든 시리즈가 제 이야기 같은 느낌도 듭니다. 물론 저 뿐만 아니라 저랑 비슷한 연배의 분들이 모두 느끼는 감정일 거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잘나가던 시절이 있고, 또한 필리핀에 사시는 교민 분들 중에 입담이 세신 분들 중에 한국에 계실 때 얼마 잘 나갔는지, 지금도 필리핀의 누구누구를 아네 하면서 엄청난 인맥을 자랑하시는 분들 분들을 가끔 봅니다. 이런분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옷 잘입는 분과 그렇지 못한분.
다 그렇진 않겠지만, 옷 목 늘어난 티셔츠에 꼬질꼬질하게 하고 다니는 분들은 그렇게 잘나가시는 분들이 왜 여기에서 지금 이러고 계실까 생각이 들고요, 반대로 옷 맵시가 좋은 분들이 그런말 하면 ‘사기꾼????????’이런 생각부터 하게됩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고 살고 싶지만 매사를 의심하고 남에게 모질게 대해야 잘먹고 잘 사는 현실인 거 같아서 씁쓸합니다.
초등학교, 아니 저 때는 초등학교였죠.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우리 동네에서는 인정이 넘치던 걸로 기억합니다. 음식하면 옆집과 나누고 옆집에 누가 살고 등등... <응팔> 드라마가 이런 감성을 깨워 대박을 쳤지 싶습니다.
저도 이 자리를 빌어 잘나가던 우리 집안 이야기를 조금 꺼낼겁니다. 제가 잘나갔단 스토리는 아니고요. 오프라인에서 한 번도 이런 말 해본적이 없어서 여기서 한다해도 제가 누군지 모르실테니까요.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모 지역의 교육감이셨습니다. 지금이야 교육감을 직선제로 뽑지만 예전엔 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거였죠. 할머니는 동네 신협 이사장이었고요. 제 기억에 저의 아버지는 양조장, 탄광 등등을 운영하셨습니다. 먹고 살만한 집안이었죠.
우리할아버지께서는 그야말로 청렴하신분이셨습니다. 할머니가 70-80년대 개발 붐에 편승해 땅 좀 사자... 하시자 할아버지는 자신이 교육공무원인데 그래서야 되겠냐고 반대를 하셨죠. 그래서 어쩌면 저는 땅부자 졸부로 평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 겁니다.
후에, 아버지 사업이 기울자 어머니께서는 시장에 행상을 나가셨습니다. 어린 자식들 떼어놓고 나가시기 안쓰러웠는지 과자를 사먹으라고 매일 용돈을 주셨죠. 어머니께서 많이 고생하신 덕에 저는 밥 걱정, 용돈 걱정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하굣길에 쭈쭈바 하나씩 물고 다니던 시절이었지요.
초등학교 3학년? 4학년 때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학교가 파하고 집에가려고 교문을 나서니 커다란 트럭 앞에서 웬 아저씨가 과자봉지를 나누어 주는게 아니겠습니까? 신제품 과자 홍보였습니다.공짜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저도 과자를 받기위해 인산인해를 이룬 초딩들 사이에서 손을 뻗어 과자 한 봉지를 얻어냈습니다.
‘<그라찌에>피자 맛의 새로운 과자~‘ 이렇게 써 있었습니다.
"피자"가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습니다. 참 촌놈이었죠. ㅎㅎ
과자 봉다리를 뜯어 맛을 봅니다.
토마토 향이 약간 배어나는 바삭바삭하고 달콤한 과자입니다. 그 뒤로도 동네 구멍가게에 가서 몇 번 사먹은 기억이 납니다. 피자라는 음식과 저는 이렇게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피자맛의 과자”가 아니라 실제 피자를 직접 먹어본건 그 뒤로 많은 시간이 흐른 뒤였습니다.
처음 진짜 피자를 먹은 건 고교생 시절입니다.
그 당시 여기저기 우후죽순처럼 동네에 피자집이 생겨나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어머니께서 웬일이신지 피자를 시켜주신겁니다. 어릴 때 처음 먹어본 피자맛 과자 "그라찌에"를 생각하며 배달 온 뜨끈한 피자를 한 입 베어 뭅니다.
그런데... 실제로 먹어 본 피자는 어딘가 실망스러웠네요.
바삭바삭함, 토마토의 새콤함, 과자특유의 달콤함...등을 기대했던 저의 생각과는 꽤 많이 다른 음식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어머니께선 가끔 피자를 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제 입맛은 아닙니다. 후에 여자친구와 피자헛이나 미스터피자 같은 체인점에 가더라도 저는 샐러드 바를 주로 이용하게 되더라고요.
피자의 기원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합니다. 18세기 이탈리아 나폴리 지역에서 현재와 비슷한 모양의 피자가 만들어집니다. 후에 미국으로 건너간 피자는 현재 우리가 아는 피자의 모습으로 정착하게 되죠. 실은 우리가 아는 피자란 이탈리아 음식이라기 보다 미국 음식에 가까운 것이죠.
네포몰 근처에 ‘뉴욕슈프림’이라는 피자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붉은 톤의 인테리어가 참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거와 실제 고급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제가 이 피자집에 인테리어 비용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식탁과 의자부분을 제외 하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 걸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런 부분이 우리 교민 분들이 운영하시는 식당에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최소경비로 최대 효율을 내시기 위해 인테리어에 대한 투자를 좀 적게 하시는 마음은 알겠지만, 적은 비용으로 아이디어로 예쁘게 꾸밀 방법이 있다고 봅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무슨무슨 피자와 무슨무슨 파스타를 주문했습니다.
비주얼은 참 이쁩니다. 피자도 먹음직스럽게 나오고요.
좋은 치즈와 토핑을 사용한 듯 합니다.
미국 스타일로 피자를 만듭니다.....정말 짭니다. 샐러드를 주문할 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짭잘한 김치에 된장국으로 식사를 해야 밥을 먹은 것 같이 느껴지는 토종 코리안으로서 감히 피자 도우에 들어간 소금량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지만 피자는 정말 짭니다. 미 연방 질병관리국 (CDC)에서 발표한 2012년 자료에 보면 나트륨함량이 높은 음식으로 식빵이 올라가 있습니다. 참 의외죠. 우리가 빵을 먹을 때 짜다는 생각을 하고 드시는 분은 별로 없을거라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먹자마자 짜다라고 느낄 정도이니까 엄청나게 나트륨함량이 높은 것이죠. 게다가 아메리카 치즈 역시 나트륨 함량이 높은 10대 음식에 속해있네요. 이런 빵과 치즈로 이뤄진 피자이니 짠 것은 당연지사이죠.
(그래도 우리 한식에 비하진 못합니다. 식빵 세 조각에 치즈 1온스를 먹으면 대략 1000mg의 나트륨을 섭취하지만 칼국수는 한 그릇에 대략 3000mg이네요. 김치와 곁들여 먹으면..ㅎㄷㄷ)
제 입맛에 딱 맞는 맛은 아니었습니다. 어디가서 음식이 남기지 않는 저이지만 피자 2조각 먹고 기브업 했습니다. 테이크아웃해왔습니다. 조금 지나고 피자를 포장한 종이를 보니 기름이 흥건하군요. 짜고 기름지고... 절대 건강식은 아니네요. 가격은 싼 편은 아닙니다. 물론 한국에서 먹는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등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필리핀에서 기대하는 가격보다는 조금 높습니다. 미국식 피자나 파스타를 좋아하신다면 충분히 좋은 집이라 생각이 됩니다.
실은 제 입맛에 맞는 피자는 발리바고 놀음판 건너편 쪽에 디디스 피자입니다. 식사시간 때면 손님이 바글바글합니다. 가격이 참 착해서 현지 학생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일단 가게에 들어서면 어두침침합니다. 필리핀 시골에서 하숙할 때도 거실의 알전구가 그렇게 어둡게만 느껴졌는데 이건 필리핀 주택 조명의 일반적 특징인 거 같기도 합니다. 손님들이 바글바글 할 때는 자리 찾기도 힘드네요. 보이면 가서 일단 앉고 봐야합니다. 다른 고급진 레스토랑처럼 자리 안내해주고 그런거 없습니다. 삼겹살도 구워먹기 싫어 족발 보쌈을 시켜 먹는 제가 이런 가게를 좋아하는 이유는 뭐냐? 가격이 착해서입니다. 김밥천국에 기대하는 서비스가 호텔에서 우아하게 앙구스 스테이크 썰어먹을 때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종업원들이 불친절 한 것도 아닙니다.
저는 스파게티와 컴비네이션 피자를 주로 주문합니다. 스파게티는 90페소 쯤합니다. 졸리비스파게티보다 양도 많고 따뜻하게 구운 마늘 빵도 두어 조각 곁들여 나옵니다. 맛도 나쁘지 않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상큼 새콤함보다 달콤함이 좀 더 강합니다. 필리핀 음식의 특징이죠.
수십년 전에 그라찌에라는 과자 덕분에 피자는 제게는 조금은 특별한 음식으로 남아있습니다. 도우를 바삭바삭하게 구운 이 집 피자는 빵이라는 느낌보다 건빵, 과자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마치 수 십 년 전 공짜로 받은 그라찌에 스낵을 씹던 때의 추억을 되새기게 만들어 감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라찌에라는 말은 이탈리아 말로 Thank you라네요.
파스타나 피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많이 까지 못했네요.
“넌 아는게 많아서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
이런말 들어보셨죠? 맞는 말이네요. 역시 많이 알아야 맛난 것도 많이 먹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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