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사이 필리핀에서 최소 29명의 마약 매매 용의자가 괴한이나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필리핀판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의 초법적인 즉결처형 발언 영향때문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넷은 최근 한 달 사이에 8개 주와 시에서 최소 29명의 마약 매매 용의자가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4일 필리핀 북부 다구판 시에서 한 마약 매매 용의자가 길을 걷다가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시신 옆에서 '나는 마약을 판다'고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 

같은 날 다른 마약 매매 용의자 2명이 각각 북부 카비아오 마을과 산안토니오 마을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15일에는 라구나 주에서는 한 마약상이 단속에 나선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경찰은 이 용의자가 총을 쏴 대응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오는 30일 취임하는 두테르테 당선인은 22년간 시장을 맡은 남부 다바오 시에서 자경단을 운영하며 마약상 등 범죄자를 즉결 처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테르테는 지난달 9일 대선 승리 이후 경찰과 군에 최고 500만 페소(1억2605만 원)의 포상금까지 내걸며 "용의자가 저항하면 총을 쏘라", "모든 '마약왕'을 죽여라"고 지시하고 일반 시민도 이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필리핀 경찰청은 전국의 경찰관 1075명을 무작위로 선정, 마약 검사를 하고 있으며 양성 확정 판정을 받을 경우 해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