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대 파견, 필리핀군 훈련 외에도 中 건설 인공섬 예의주시

레이더 교란ㆍ공격 임무 수행, 최신예 장비 장착 

미국 태평양함대가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두 척의 항공모함을 동원해 무력시위에 돌입한 것과 때를 같이해 4대의 전자전 공격기를 필리핀에 배치했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에 따르면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태평양함대 산하 7함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필리핀 클라크 공군기지에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4대와 120명의 지원병력으로 구성된 파견대(제138 원정 전술항공 전자전 대대)를 잠정 배치했다.

7함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파견대가 필리핀군 조종사들에 대한 훈련 지원과 "국제법에 따라 공중과 해상 영역에 대한 접근 확보를 위한 통상 작전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필리핀은 스카보러 암초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비행 중인 미국 해군의 전자전 공격기 E/A-18G 그라울러[위키피디아 제공]

 

중국은 남중국해상 암초 상부에 3천t 이상의 토사를 투입해 인공섬을 건설한 후 레이더 기지, 군용 활주로 등을 세웠다.. 중국은 또 남중국해 상의 국제수역 상공에 방공식별구역(ADIZ) 지정을 검토하는 등 미국뿐만 아니라 역내 관련국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미국은 필리핀이 국경 방어와 감시에 필요한 "신뢰할만한 최소 억지력" 확보 지원 방안을 논의해왔다. 지역 안보 전문가들은 섬나라인 필리핀이 영해 방어를 위해서는 함정과 군용기를 더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필리핀 대법원은 지난 1월 미국과 체결한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필리핀 내 군기지에 미군 파견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필리핀 근해에서 항진 중인 미해군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함[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와 관련해 태평양함대는 공중방어와 해상정찰의 하나로 '존 C 스테니스'와 '로널드 레이건' 등 2척의 항공모함이 18일 필리핀 동쪽 해역에서 작전을 펼쳤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1만2천 명의 해군과 140대의 전투기, 6척의 군함도 함께 했다.

이번 작전은 남중국해와 가까운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진행됐다. 태평양함대는 "미국은 태평양 연안 국가로서 이 지역의 안보와 번영 유지, 평화로운 분쟁 해결, 자유로운 항해 및 비행에 국가적인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과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한 국제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 미국이 무력시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보잉사가 제작한 그라울러는 F/A-18F 슈퍼호넷을 바탕으로 한 2인승 전자전 공격기로 지난 1998년 장거리 전자전 EF-111 레이븐의 후속기다. 

마하 1.8의 속도로 전투행동반경이 722㎞인 그라울러는 AN/ALQ-99F 재밍 포드, AN/APG-79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AIM-120 암람 공대공 미사일, AGM-88 대(對)레이더 미사일 등을 장착해 다양한 적의 레이더를 교란하거나 파괴할 수 있다.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