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11명 해고 직면…비리 의혹 20여명 '목숨 건' 무장단체 토벌에 투입

 

필리핀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취임으로 마약범뿐만 아니라 경찰관들도 떨고 있다.

두테르테 정부가 마약을 투약하거나 마약 매매에 연루된 경찰관들에게도 칼을 뽑아들었기 때문이다.

필리핀 경찰청이 지난 주말 경찰관 2천405명에 대한 마약검사를 한 결과 11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들이 5일 전했다.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부끄럽고 놀라운 결과"라며 "마약에 연루된 경찰관에게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말했다.

델라로사 경찰청장이 솔선해 마약검사를 함께 받았으나 문제는 없었다. 경찰청은 이번에 양성 반응이 나온 경찰관들이 확정 판정을 받으면 해고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전국의 경찰관 16만 명에 대해 모두 마약검사를 실시하는 등 내부 마약 근절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필리핀 경찰들[EPA=연합뉴스]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약 20명의 경찰관이 마약 매매 등 불법 행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이들을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서 활동하는 아부사야프 등 무장단체 토벌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비리 경찰관에 대한 징계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작전 지역에 보내겠다는 것이다.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경찰관들에게 근무 시간에 골프와 카지노 출입 금지령을 내리고 이를 어기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6월 초 당선인 신분 시절 마약 매매에 연루된 경찰관이 자신 사퇴하지 않으면 죽일 것이라며 고위 경찰 간부 3명이 부패했다고 비난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본격적인 마약범 단속에 나서 나흘 동안 최소 30명의 마약 용의자를 사살했다. 경찰의 공격적인 총기 사용에 겁먹은 마약범의 자수도 줄을 잇고 있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EPA=연합뉴스]